엄청 오랜만의 보드게임 후기입니다. 거의 반 년 만이죠?
코로나 이슈도 있었고, 오랫동안 보드게임을 못 해서 쓸 거리가 없었습니다.
간간히 기회될 때 조심조심 몇 번 정도 짧게 했던 걸 모아서 작성해봅니다.
1. 테라포밍 마스 (+ 격동 확장) - 3인
후기 단골 손님 테포마입니다.
이제는 게임에서 재미를 짜내다 못해 달여먹는 느낌까지 듭니다만, 오랜만에 하는 테포마라 그런지 거부감은 덜한 편이었습니다.
격동 넣고 한 번, 서곡 + 개척기지로 한 번 돌아갔던 걸로 기억하는데, 격동이 상당히 재밌었던 기억이 나네요.
서곡은 하면 할수록 업적싸움 등에서 초반 운적인 부분을 강화시키는 느낌이 있어서 좋게 느껴지지 않습니다,만 안 하면 너무 오래 걸리긴 합니다.
요새 빅박스가 나왔다죠? 제가 돈만 많았다면 애증의 느낌으로 하나 다시 들여놓는 걸 고민했겠지만, 안타깝게도 자금 사정이 여의치가 않아서 아쉽습니다.
2. 팩토리 퍼너 - 2인, 4인
최근 코보게에서 한국어판이 나온 공장 건설 길연결 게임 팩토리 퍼너입니다.
룰이 엄청 간단합니다. 기계 타일을 서로 동시에 뒤집어서 원하는 타일을 선착순으로 가져와서 공장에 배치합니다.
기계 타일에는 자원의 투입구와 배출구가 그려져 있고, 위치를 정하면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없습니다.
배치를 한 후에는 적합한 양의 자원이 투입되고 배출되도록 자원 공급처의 배치를 옮기거나 파이프를 연결합니다.
완벽한 연결이라고 해서 기계에서 배출된 자원이 다시 기계로 투입되면 종료시 보너스를 얻습니다.
즉 간단히 정리하면
자기한테 필요한 기계 눈치껏 빨리 가져와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배치하기!
게임 자체는 AoS 등의 철로게임에서 나오는 길연결 메커니즘과 같습니다. 파이프가 바로 길이라 보면 돼요.
다만 철로게임에서의 길연결은 다른 플레이어의 철로도 신경써야 하고, 다른 기타 게임적 요소를 신경써야 하는 반면 팩토리 퍼너는 길 연결만 신경쓰면 됩니다.
그 덕에 오히려 기계의 배치를 고민하고 파이프를 철거하고 다시 잇는 등의 퍼즐적 요소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AoS, 18XX 시리즈와 같은 철로게임을 많이 하신 분들은 당연히 게임이 인터랙션도 없고 심심하겠지만, 전략 보드게임에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분들에게는 좋은 선택지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랙션 얼마 없어서 퍼즐 맛에 집중할 수 있고, 플레이 시간도 길지 않고(1시간 내외), 룰 설명도 오래 걸리지 않거든요.
3. 몰타의 관문 - 2~3인
간단한 카드게임 몰타의 관문입니다.
진주 카드는 핸드로 가져오고 캐릭터 카드는 관문으로 가져와서, 자신의 관문에 있는 캐릭터를 진주 카드로 소환하는 간단한 룰의 게임입니다.
스플렌더와 비슷한 룰입니다. 진주 카드를 스플렌더의 보석 토큰, 캐릭터 카드를 스플렌더의 개발 카드라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보통 제 자신이 설명할 때 스플렌더를 해봤다면 능력 있는 스플렌더로 몰타의 관문, 콤보 있는 스플렌더로 기즈모를 많이 추천하곤 합니다. 룰이 비슷해서 넘어가기가 참 좋거든요.
스플렌더와 비교해서 막 엄청 재미있다거나 하지는 않고 딱 그 정도의 재미를 줍니다. 하지만 스플렌더에 비해서 능력 쓰는 재미가 있고 카드게임이라 휴대가 간편하다거나 가격이 싸다거나 하는 장점이 있긴 합니다.
가볍게 잘 즐겼습니다. 만족!
4. 오딘을 위하여 (+노르웨이인 확장) - 3인
우베의 집대성이라 할 수 있는 게임인 오딘을 위하여입니다.
테마는 바이킹 부족을 이끌어서 약탈도 하고 가축도 기르고 하면서 부족을 번성하는 테마이고, 시스템은 당연하게도 일꾼 놓기입니다.
일꾼은 라운드마다 자동으로 늘어나는 시스템이고 밥먹이기(연회)도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오히려 빡빡하다기보다는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쪽에 가깝습니다.
산맥에서 자원(나무, 돌, 철)을 모아오고 나무는 배, 돌은 집을 짓는 데에 활용하며, 배를 이용하여 포경&약탈을 하거나 철을 이용해서 공예를 해서 타일을 얻어오고 얻어온 타일들로 집과 섬과 본거지를 채우는 게임입니다.
길죠? 자원 얻어와서 타일을 많이 벌어와서 잘 배치하는 게임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그리콜라식의 심플한 일꾼놓기에 패치워크식의 타일 테트리스를 결합했는데, 하고 싶은 대로 다 넣었는데 의외로 게임성이 좋고 테마도 얼추 잘 들어맞는 신기한 게임이 됐습니다. 실제로 우베의 게임 중 긱 순위가 가장 높은 게임입니다. (긱 전체 22위, 2등 카베르나가 27위 3등 아그리콜라가 29위)
노르웨이인 확장은 기존 본판의 인원, 테크별 밸런스를 잡아주고 새로운 ㄷ자 모양의 자원 추가 등 다양한 요소가 추가된 확장입니다. 노르웨이인 확장 없이 본판만으로는 미완성이라고 칭할 정도로 게임을 완성시켜주는 확장이므로 필히 구비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1라운드에서는 돌과 철을 확보하고 2라운드에서 말을 구입하고 약탈을 가는 방향으로 갔는데 잘 풀려서 1등을 했네요. 확실히 경쟁 없이 약탈을 가는 쪽이 강력해 보이긴 합니다.
5. 하드워크 - 4인
직장생활의 정석! - [하드워크]카드게임
어설픈 자는 살아남을 수 없는 약육강식의 회사생활
www.tumblbug.com
한국 작가 게임 1 하드워크입니다.
회사원이 되어서 열심히 일을 하자! 라는 컨셉의 게임인데 다들 일을 제대로 안 합니다.
기획 담당자가 기획을 제시하면 나머지 사람들이 카드를 뒷면으로 내려놓고 일을 하거나 앞으로 내려놓고 효과를 발동시키는 방식으로 게임이 진행됩니다.
기획담당자는 자신의 차례가 오면 다른 사람들이 뒷면으로 내려놓은 카드를 한 장 골라 검사할 수 있는데, 우수 카드면 포상금을 줘야 하고 보통이면 효과 X, 태만이면 일하면서 받은 돈을 다시 회수하고 업무량을 +1합니다.
블러핑 게임이라 봐야 하는데 다른 사람이 태만을 넣어놓고 블러핑을 했는지 추리할 만한 단서가 거의 없긴 합니다. 대신 테마는 잘 살아있어서 파티파티하게 즐기기에는 괜찮아 보입니다.
다만 단점으로 룰북만 봐서는 이해하기가 좀 힘들고 카드간 잔룰이 좀 있는 것 같아서 좀 아쉬웠습니다. 룰이 조금만 더 깔끔했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요새 보드게임계에 믿거텀(믿고 거르는 텀블벅)이라는 인식이 만연한 상황에서, 이 정도면 파티게임으로서는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저는.
아, 또 아쉬운 게 생각났는데, 특전이라고 사원증, 사장 명패, 부장 명찰 등 이것저것 있는 거 같은데 마커로 글씨로 안 써지고 좀 쓸모없는 거 같긴 해요 ㅎ... 그래도 이건 게임과는 별개 사항이니 그러려니 합니다. 좋은 게임이라 생각해요.
6. 꼬치의 달인 - 3인
한국 작가 게임 2 꼬치의 달인입니다.
꼬치집 사장님이 되어서 야채, 피망, 고기, 새우, 베이컨, 치즈 컴포를 끼워서 목표 카드의 모습을 가장 먼저 만드는 사람이 점수를 받는 게임입니다. 덱스터리티(순발력) 게임이죠.
저는 덱스터리티 류의 게임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심플합니다. 잘 못 합니다. 손재주가 없어요 ㅠㅠ.
이날도 제 동생에게 압도적!으로 털려서 좀 슬펐네요. 나도 손재주 좋았으면...
그거와 별개로 게임은 테마가 살아 있는 괜찮은 덱스터리티 게임이라고 봅니다. 초등학교 애들에게 선물해주면 재밌게 할 것 같은 느낌... 저랑은 잘 안 맞네요.
7. 카르카손 아마조나스 - 3인
카르카손의 스탠드얼론 게임인 카르카손 아마조나스입니다.
[보드게임] 191225 한 달간의 보드게임 후기
5점 - 이건 좀 그렇다... 6점 - 쏘쏘, 근데 이걸 굳이? 7점 - 무난한 정도, 근데 우선순위서는 밀린다 8점 - 적당히 재밌는데? 좀 돌릴 만 한데? 9점 - 꿀잼! 소장각! 파티만 있으면 매일도 돌릴 수 있어
lavendersky.tistory.com
반년 전의 후기에서 카르카손 확장&스탠드얼론이 없어서 아쉽다고 적어 놨는데, 기어코 사 버렸습니다.
아마존 강을 따라 레이싱을 합니다! 기존의 카르카손 룰과 거의 동일하고, 미플을 놓지 않을 때마다 보상으로 아마존 원류의 배를 한 칸 전진시킵니다.
본판의 길 역할을 하는 지류 타일에는 보너스 점수를 주는 과일 아이콘과 배 전진 보너스를 주는 배 아이콘이 있습니다.
본판의 성 역할을 하는 마을 타일에는 보너스 점수를 주는 과일 아이콘만 있습니다. 본판의 방패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됩니다.
본판의 농부 역할을 하는 캠프에는 숲에 있는 동물들만큼 점수를 받습니다.
본판하고 가장 다른 점이 바로 원류 타일인데, 원류 타일이 나올 때마다 배치 후에 항해 점수 계산을 합니다. 1등은 악어 + 피라냐, 2등은 피라냐 마리수만큼 점수를 받고 3등 이하로는 배를 한 칸 전진합니다. 이렇게 중간중간 점수를 계속해서 주고 게임 종료 시의 등수에 따른 점수도 있기 때문에 꾸준히 신경써줘야 하는 요소입니다.
효율적으로 배를 전진시키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지류 타일을 잘 활용하는 게 무척 중요합니다. 배 전진 보너스 타일을 이미 점유하고 있는 지류 타일에 이어서 배치하면 배를 바로 2칸 전진할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합니다.
카르카손이 확장이 워낙 잘 나와 있는 게임이라 빅 박스를 구매하는 것도 좋겠지만 스탠드얼론도 나름 재미지네요. 아마조나스는 특히 본판의 룰을 많이 보존하면서도 미플을 배치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메리트를 주어 부족한 부분을 잘 보완한 느낌입니다.
여담인데, 아마조네스가 아니라 아마조나스인 이유는 브라질의 행정구역명인 아마조나스 주(Estado do Amazonas)에서 왔기 때문입니다. 아마조네스는 신화 속 여전사들이라 관련이 없죠. 그런데 사실 헷갈리긴 해요! 저도 글 작성하면서 잘못 적어서 수정했습니다. ㅎㅎ
- 글을 마치며...
코로나 때문에 보드게임 계에도 한파가 몰아치고 있습니다. 사실상 모임은 거의 힘들다고 봐야 되죠.
위 후기에서의 게임들은 모두 가족하고 하거나 어쩌다 보니 상황이 되어서 진행한 것임을 밝힙니다. (보드게임하려고 일부러 사람 모아서 진행한 건 없어요)
그래서 반 년 동안 후기로 쓸 게임이 코로나 퍼지기 전 한 달 동안 한 게임보다 적습니다. ㅎ...
당연히 마스크랑 손소독 등 방역은 철저히 했음을 밝힙니다.
최근에 코로나가 다시 급속도로 퍼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아무리 조심했다지만 이렇게 후기를 올리는 게 조금 부끄럽기는 하네요. 고민고민하다가 미리 써뒀던 내용도 있고 9월이 지나면 올릴 시간이 없을 것 같아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건강이 우선입니다, 여러분. 다들 코로나 조심하시고 조심하시는 김에 태풍도 조심하시고 세상 좋아질 때까지 잘 지내길 바랄게요.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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