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2018년 12월 14일에 황혼의 투쟁 개봉기를 올렸었으니, 이제 딱 제대로 즐긴 지 1년 정도 됐네요. ㅎㅎ
2019년은 저에게 참 다사다난한 해였는데, 그 중 보드게임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던 것 같네요.
그래서! 2019년 결산 Top 게임을 뽑아보려고 합니다.
막 다른 분들은 Top 100 이렇게 뽑고 하시던데, 저는 이제 겨우 막 즐긴 게임이 100개가 겨우 넘어가기 때문에 소수정예로 딱 열 개만 뽑아보도록 할게요.
게임의 재미와 돌리는 빈도, 리플레이성 등등을 종합하여 선정했습니다.
10위 - Secret Hitler 시크릿 히틀러
정치 마피아 게임 시크릿 히틀러입니다.
자유주의 진영은 자유주의 정책을 5개 제정하거나 히틀러를 처형하면 승리
파시스트 진영은 파시즘 정책을 6개 제정하거나, 3개 제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히틀러가 수상으로 제정되면 승리합니다.
이런 마피아 류의 정통으로 불리는 아발론보다는 운적인 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오히려 약간의 운이 게임에 변주를 잘 주는 느낌입니다.
다만 제가 생각보다 블러핑하고는 맞지 않는다는 걸 알아버려서 10위 정도가 적당할 듯 싶습니다. 히틀러 되면 너무 긴장을 해요.
9위 - 수목원
[보드게임] 수목원 Arboretum 리뷰
0. 글에 앞서... 오랜만에 큰 결심을 하고 리뷰글을 절반 안되게 써놓고 임시저장 해놨더니... 이어서 쓰려고 보니까 다 날아갔더라고요. 여러분은 꼭 임시저장같은 거 하지 마세요. 글을 비공개로 올리면 올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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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여기를 참조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핸드 관리 + 카드 놓기 게임입니다. 로스트 시티를 생각하시면 편한데, 거기서 변주가 또 많이 들어갑니다.
룰을 잔룰 다 빼고 세줄 요약을 해보면...
간단하게 설명하면 핸드는 7장 유지, 자기 차례에 두 장을 뽑고 한 장을 배치하고 한 장을 버린다.
카드 덱이 다 떨어지면 게임이 끝나고 가지고 있는 핸드에서 각 나무의 숫자 합을 비교해서 길에 대해 점수를 얻을 권리를 얻는다.
길은 길의 양 끝이 같은 나무이고 나무들이 오름차순으로 배열되어 있어야 한다. 여기까지가 핵심입니다.
즉 길에 대해서 점수를 얻으려면 양 끝이 같은 나무여야 하니 2장이 일단 쓰이고, 핸드에 따른 권리도 얻어야 하니 두세장은 들고 있어야 합니다. 즉 같은 나무 카드를 적어도 4장은 모아야 점수 계산에 유리합니다.
문제는 특정 나무 길이 완성되는 게 너무 뻔히 보이면 견제가 분명히 생긴다는 거죠. 버릴 카드인데 안버려주고...
웨이트는 가벼운데 실상은 카운팅이 극도로 요구되기 때문에 입문자 분들이 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길 만드는 재미가 아주 쏠쏠합니다. 필승 전략이 있다고 봤던 것 같긴 한데, 거기까진 잘 모르겠네요.
여튼 재밌는 게임입니다. 게임의 자세한 설명이 궁금하시면 리뷰를 보시는 걸로!
8위 - 더 마인드
간단한 눈치 협력 게임 더 마인드입니다.
플레이어는 레벨만큼 카드를 받습니다. 레벨 1이면 한 장, 레벨 5면 5장 이런 식으로요.
자기가 가지고 있는 가장 낮은 숫자부터 차례로 냅니다. 이 때 중요한 점은 낸 카드가 오름차순이 되어야 합니다. A의 '7' 카드, B의 '9' 카드, B의 '23' 카드... 이런 식으로요. 모든 플레이어가 카드를 다 내면 레벨이 올라갑니다.
만약 내가 '15'를 냈는데 다른 사람이 '13'을 가지고 있다, 하면 라이프를 잃게 됩니다. 누가 낸 카드보다 낮은 카드를 가지고 있으면 라이프를 잃어요. 라이프는 공용입니다.
이 과정에서 일체의 말이나 행동은 허락되지 않고요. 순전히 눈치로 게임을 진행해야 합니다.
협력 형식의 보드게임도 많고, 가벼운 카드게임 형식의 보드게임도 많지만 이 둘을 합친 게임을 찾으려면 많지는 않은데, 더 마인드가 이 부분을 잘 메워줍니다.
무엇보다 협력 게임이라 간혹 경쟁을 싫어하는 사람한테도 먹히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가격도 저렴해서 소장해 두시기를 추천하는 게임입니다.
7위 - 스플렌더
이제는 너무 유명한 게임, 스플렌더입니다.
사실 너무 유명한 게임이라 이거는, 이 블로그까지 찾아오실 분이면 룰을 아실 거라 생각하니 굳이 적지 않겠습니다.
간단한 룰로 초보자에게 어필 가능하고, 보석 칩 컴포가 만지는 맛도 있고, 나름의 전략성도 있는 좋은 게임입니다.
2인의 경우에는 굉장히 전략적인 게임이고 여기서 인원이 늘어날수록 운의 개입이 증가합니다.
사실 이 게임이 높은 순위인 이유가, 재미도 있으면서 룰 설명을 안 해도 되어서 좋더라고요. 이상입니다. ㅎㅎ
6위 - 판타지 왕국
간단한 카드게임 판타지 왕국입니다.
카드를 한 장 가져오고 한 장 버리고. 카드를 가져오는 건 덱에서도 가능하고 버린 카드를 가져오는 것도 가능합니다.
버린 카드가 10장이 되는 순간 게임이 끝나고 각각 카드의 효과에 따라 점수 계산을 진행합니다.
간단한 룰입니다. 한 장 뽑고 한 장 버리고. 대신 룰을 압축한 만큼 카드 효과를 일일이 읽어야 한다는 점이 좀 귀찮긴 합니다.
카드만 전부 알면 카드간의 시너지 효과를 고려해서 세트를 모으는 재미가 있지만, 카드를 다 알게 될 때의 입문장벽이 좀 있는 편입니다.
대신 카드를 전부 아는 멤버만 모이면 간단하게 브릿지로 돌리기 매우 괜찮은 게임입니다.
보드엠에서 한국어판이 나왔으나 현재 품절이네요. 나중에 재판이 될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5위 - Lovecraft Letter 러브크래프트 레터
러브 레터의 보완작, 러브크래프트 레터입니다.
이 게임도 리뷰가 있죠. 자세한 룰은 리뷰를 참고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보드게임] Lovecraft Letter 러브크래프트 레터 리뷰
0. 글에 앞서... 최근 여유가 되어서 이것저것 해보고 있습니다. 조만간 보드게임이 아닌 다른? 부속품의 구성기도 쓰지 않을까 합니다. 1. 게임 정보 러브 레터로 유명한 일본 작가 카나이 세이지의 Lovecraft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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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러브 레터의 룰에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광기 카드가 생기면서 더 파티파티해졌습니다. 인원 수도 6인까지 가능하고요.
광기 카드가 자신의 버린 더미에 있으면 광기 상태가 되어서 광기 카드의 강력한 효과를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급부로 자신의 차례 시작 전에 이성 체크라는 단계가 생겨서 버린 더미의 광기 카드의 장수만큼 덱에서 카드를 오픈합니다. 만일 거기에 광기 카드가 있다면 즉시 게임에서 아웃.
개인적인 생각으로 굉장히 영리한 룰 보완이라고 생각합니다. 카드를 늘리면서 플레이어 수도 늘리고, 아웃될 수 있는 수단을 추가함으로써 템포가 늘어지는 것도 방지했어요.
러브크래프트 레터가 있으니 기존 러브 레터는 거의 돌아가지 않네요. 기존 러브레터에 질리신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4위 - Evolution: Climate 에볼루션: 기후
진화론 게임 에볼루션: 기후입니다.
이 게임도 제가 리뷰를 했었죠.
[보드게임] Evolution : Climate 에볼루션 : 기후 리뷰
0. 글에 앞서... 그동안 행사 준비 때문에 많이 바빴는데, 행사날이 되니까 오히려 여유가 좀 나서 글을 씁니다. 보드게임 너무 많이 샀어요! 중고거래에 맛들리니까 이것저것 계속 사게 되네요. 다 플레이해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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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후기는 리뷰를 참조하시길 바래요.
간단하게 세줄로 룰 요약을 하면
라운드마다 특성 카드를 받고, 이 카드로 새로운 동물종을 만들거나, 보유한 종의 몸집과 개체수 늘리기, 특성 추가하기 등의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라운드의 음식 카드를 따라 기후 마커를 이동하고 먹이를 배치합니다.
선플레이어부터 돌아가면서 보유한 동물종의 먹이를 먹입니다. 라운드를 진행해서 가장 많이 먹이를 먹인 플레이어가 승리합니다.
진화라는 테마에 맞게 기후환경에 맞게 적응하며 다른 종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는 테마가 잘 느껴지는 게임입니다.
제 전공내용과도 관련된 내용이 많아서 재밌게 즐긴 게임 중 하나입니다.
최근에 바다를 배경으로 한 Oceans라는 게임이 나왔는데, 바로 이 Evolution 시리즈를 기반으로 한 게임입니다. 한글판 이야기도 좀 있는 것 같던데, 부디 한글로 쾌적하게 즐길 수 있으면 하네요.
아차상 - 웨이트 높은 게임들
오딘, 아콜, 콩코르디아, 알케미스트, 브라스: 버밍엄 등 여러 웨이트 높은 게임들, 저는 정말 선호하지만 돌릴 기회는 많지 않더라고요.
연 2회 이하로 플레이한 게임은 19년 결산에 들어가기는 옳지 않은 것 같아서 넣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언급은 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아서 아차상을 주도록 하겠습니다.
아마 20년 결산을 쓴다면 그 때는 웨이트 높은 게임도 많이... 들어가지 않을까 싶어요.
3위 - 황혼의 투쟁
3위부터는 좀 무거운 게임들이 들어갑니다.
냉전을 배경으로 한 2인 영향력 워게임 황혼의 투쟁입니다.
오래간 긱 순위 1위를 유지했던 게임이고 그런 만큼 14년이 지난 지금도 나름의 재미가 있습니다.
냉전의 테마에 맞게 플레이어가 '미국'과 '소련'을 맡아 유럽, 아시아, 중동, 남중미 등 여러 지역에서 영향력 싸움을 합니다.
카드를 사용해서 액션을 하는데, 카드의 이벤트를 사용할 수도 있고 작전 점수를 사용해 영향력 배치, 쿠데타, 재조정 등 여러 다른 액션을 할 수 있습니다.
카드를 받으면 '아, 이번에는 어디에 투자를 하고, 이런이런 카드를 써야지', 생각을 하다가도 상대 플레이를 보고 있으면 또 맞춰서 해야 되겠고, 이래저래 어려운 게임입니다.
이제는 많이 오래된 게임이고 여러 전략들이 많이 연구됐다고 하지만, 그런 거 잘 모르는 저에게는 할 때마다 신선하고 재밌게 느껴지는 게임입니다.
보드피아에서 한글 버전을 오랫동안 판매하다가 현재는 절판 상태이고, 이번 2월 중에 확장 Turn Zero와 함께 재입고될 예정입니다.
2위 - 7원더스: 대결 (세븐 원더스 듀얼, 7 Wonders Duel)
저에게는 세븐 원더스 듀얼, 약칭 세듀가 더 익숙한데, 이번에 한글판 재판 나온 걸 보니 듀얼이 아니라 대결이더라고요. 그래도 듀얼이 더 입에 붙으니 세듀라고 하겠습니다.
제가 게임을 하면서 룰적으로 놀란 경우가 두 번 있는데, 하나가 위의 러브크래프트 레터였고, 다른 하나가 바로 이 세듀입니다.
저 왼쪽의 피라미드 모양에서 카드를 한 장씩 가져가면서 게임이 진행되고, 뒷면인 카드 위에 있는 카드들이 없어지면 앞면으로 공개됩니다.
세듀가 세븐 원더스라는 게임을 2인 버전으로 만든 건데, 핵심인 드래프팅을 이런 식으로 바꾼 건 정말 감탄했어요.
장점이 참 많은 게임입니다. 웨이트가 낮은 편임에도 풍부한 전략성, 플레이 타임도 1시간 내외로 적당하고 리플레이성도 좋습니다.
군사 승리, 과학 승리라는 어렵지만 한방 승리 요소도 있고, 정말 재밌습니다. 안 해보신 분들은 꼭 해보세요.
1위 - 테라포밍 마스
'그 게임', 테라포밍 마스입니다.
최근에는 그렇게만큼 재밌게 즐기진 못했는데, 그래도 이번 년도 종합적으로 따지면 이 녀석이 1등일 것 같습니다.
일단 플레이 횟수가 압도적이라서요.
플레이어는 기업을 맡아서 열심히 테라포밍을 하는데요. 산소, 물, 온도 모든 조건이 종료 조건에 충족되면 게임이 끝나게 됩니다.
점수가 높은 사람이 승리하는데, 테라포밍 기여도와 업적, 기업상, 녹지, 도시, 카드 승점 등등 여러 가지 점수를 종합적으로 따지게 됩니다.
본판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는 게임이지만, 서곡 확장이 속도감을 올려줘서 필수 확장이라 불리고, 맵확장도 리플레이성을 고려해서 필요한 확장이라는 중론입니다.
나머지 확장, 비너스 넥스트와 개척기지는 취향 차이고요.
룰은 좀 잡다한 부분이 많은데, 기본적인 틀은 생산력을 올려서 번 돈으로 카드 사고, 카드 사용해서 생산력 올리고 그 돈으로 다시 카드 사고, 그러다가 테라포밍도 하고 점수도 올리고 이런 느낌이라 한 판만 하면 금방 이해하긴 합니다.
결국 카드게임이다, 어디에 재미 포인트가 있는지 모르겠다 등등 혹평은 많으나, 그만큼 호불호에서 호!이신 분은 굉장히 즐겨 하시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괜히 또포마 또포마 하는 게 아니죠.
이번 1월에 새로운 확장 격동이 나오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 확장에 따라 20년도에도 리스트에 남아 있을지, 아니면 몰락할 지가 정해질 것 같습니다.
이미 1월도 반 좀 안 되게 지나버렸네요.
나름 글을 12월부터 준비했는데, 계속 이것저것 일이 있다 보니까 이제야 마무리하게 됐습니다.
순위가 좀 마음에 드셨는지는 모르겠네요.
사실 횟수 때문에 못 들어간 게임이 많아요. 알케미스트나 클랭크 인 스페이스, 오딘, 브라스 버밍엄 등등...
이번에는 횟수를 좀 중요시해서 가벼운 게임들이 많았는데, 20년도에는 많이 달라져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늦었지만 다들 2020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즐거운 보드게임 라이프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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